말못 할 고통 치질로 고민이 많으시죠? 항문질환으로 고생하시는 분들께 오랜 기간의 자가치료 및 솔직한 수술후기를 남겨봅니다. 수술을 앞둔 분들 또는 수술을 고민하는 분들이 참조하심 좋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통증이 심하면 하루라도 빨리 수술을 권한다.
오랜 시간 지긋지긋한 통증과의 싸움 끝에 떨리는 맘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6개월여 기간 동안 치열이라는 통증을 안고 자연치유를 목표로 좌욕과 금욕적 생활을 이어갔으나 결국 통증 앞에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 10월 말 경 변비로부터 시작된 치열이라는 질병은 삶의 질을 떨어뜨릴 정도로 개인적으로 힘겨운 시간들이었다. 온갖 연고와 잦은 병원치료 등으로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기를 지속했다.
진통제와 연고 등을 상비하고 다니면서 너무나도 귀찮지만 하루도 빠짐없는 좌욕 등을 통해 통증 때마다 대처하였지만 긴병에 효자가 없다고 가까운 가족과 친구들한테도 너무 오랜 기간 통증을 나도 모르게 호소하다 보니 나중엔 스스로 민망스러운 상황까지 되어버렸다.
치열이란 항문안쪽이 딱딱한 변으로 인해 찢김이 발생하여 염증이 생기는 현상으로 통증은 치질, 치핵, 치루 등과 비교할 수 없이 심한 것이 특징이다. 심장이 찢기는 통증이란 표현이 맞는 듯하다. 물론 자연치유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좌욕과 연고등을 통해 자가치유를 시도했다. 그런데 한번 찢긴 항문안쪽의 특성상 변을 영원히 보지 않는 이상 그리고 일상생활을 이어가야 하는 직장인으로서 한번 찢긴 부위가 완치되기란 참으로 힘든 부위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 특히, 사무직 특성상 책상에 오래 앉아 있어야 하는 생활환경은 모든 항문질환에 예외가 없다는 생각이다.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며 무리한 날 통증이 극심해졌지만 수술이란 단어자체의 부담감으로 자연치유만을 미련하게 고집했다.
각종 치질연고 및 복용약 정리
시중에 나온 각종 치질연고들을 정리해 보았다. 이중 처방을 받아야만 구입할 수 있는 연고는 파사렉트 연고이다. 이연 고는 치열에 효과가 좋으며 통증감소 효과가 있다. 다만 너무 많이 바르면 약간의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반드시 의사 선생님과의 적절한 상담과 처방을 받아서 사용해야 한다. 후시딘과 치오맥스 그리고 여타 치질약들을 약간씩 섞어서 바르기도 했는데 후시딘을 바른 후 통증은 정말 심했던 기억이다. 보조적으로 쓴 연고들은 후시딘외에 D-판테놀, 티트로신겔 등을 섞어서 발라보았다.
항문거근증후군은 일명 고시병이라고도 불리는데 항문안쪽의 근육통이라고 보면 된다. 주로 오래 앉아있음으로 해서 생기는 병으로 고시생이나 사무직 직장인들이 주로 걸리는 병이라고 한다. 병원에서 항문마사지를 통해 항문안쪽의 근육을 풀어주는 물리적인 치료가 있다. 그러나 수술로 치유될 수 없는 관리가 필요한 병이다. 약은 진정제 종류의 자낙스정과 근육이완제 릴렉시아정을 주로 처방한다. 반드시 의사 선생님의 처방이 필요한 약이다.
수술을 고민하시는 분들 또는 수술을 기다리시는 분들 겁먹지 마세요
주초에 병원에 방문하여 수술을 결심하고 주말 수술을 앞두고 여러 가지 검사를 먼저 진행했다. 혈액, 소변검사, 흉부 방사선검사, 심전도검사, 항문 초음파 검사, 항문기능 검사 등 그다지 어려운 검사들은 아니었지만 수술을 앞둔 긴장감이 시작된 날이다.
입원은 1박 2일 또는 2박 3일 정도로 주변에서 흔하게 많이들 하는 간단한 수술이라고 들었다. 그러나 막상 수술날짜를 잡고 척추마취(하반신)에 무척 겁이 나고 난생처음 수술대에 선다는 부담감에 긴장이 지속됐다. 토요일 오전 일찍 수술시간에 맞춰 8시 전에 병원에 도착했고 방배정을 받았다. 그리고 친절한 간호사님의 설명대로 환복을 한 후 대기하는데 짧은 시간이지만 너무나 긴장되고 떨림은 어쩔 수 없었던 거 같다. 우시는 여자분도 있다고 들었고 진정제를 복용하는 분도 계신다고 들었다. 수술을 앞둔 환자의 심정은 다들 똑같구나 라는 생각으로 멘털을 부여잡았다.
환복 이후 팔에 수액을 놔주셨다. 약 이삼십 분의 기다림 끝에 수술방으로 누워서 이동식 침대로 간호사님들의 이끌림에 가게 되었다. 역시나 친절하고 실력 있는 마취과 의사 선생님의 말씀대로 벽 쪽을 보고 양반다리로 앉은 채 엉덩이 쪽을 약간 내리고 척추마취가 시작됐다. 따끔하는 순간 이후 하반신에 점점 뜨거운 기운이 느껴지고 얼마 후의 시간이 흐르고 다리가 저림을 느꼈다. 이후 누워서 잠시 대기후 수술방에 드디어 입장한다.
수술은 엎드린 채 앞머리가 아래쪽으로 기울어진 수술대로 기존 이동식 침대에서 옆 구르기로 간호사분들의 도움으로 갈아탔다. 내 엉덩이를 만진 지 안 만진 지 그리고 수술이 끝난 건지 아닌지도 모르는 상태로 끝났는데 대략 10분이 안된 것으로 추정된다. 모 수치심 따위는 개나 줘버렸고 약간 타는듯한 냄새가 조금 난 이후 수술이 끝나고 지혈과 기저귀 같은 것을 두르는 듯했다. 다시 내침대로 옆으로 뒹굴어 옮겨진 후 입원실로 실려갔다.
수술 후 마취제 때문에 6시간 이상 그리고 하루정도는 계속해서 누워있어야 한다는 말씀에 귀 기울였고 그 시간이 수술보다도 어쩌면 참으로 길었다. 하루종일 누워만 있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곤혹스럽고 길게만 느껴졌다. 잠자는 거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보면 된다. 매식사시간이 기다려졌고 생각보다 병원음식이 괜찮아서 놀랐다. 그러나 수술 후 이틀정도는 변을 안 보는 게 좋다는 간호사님 말씀과 적게 드세요 한마디에 그저 몇 숟가락 입에 넣는 걸로 만족해야 했다. 매일 아침 변을 규칙적으로 봤던 나로서는 참으로 힘든 시간이었다.
수술직후 누워서 이 생각 저 생각하며 마취후유증인지 그대로 오후 내내 잠든듯하다. 그리고 또 저녁식사 이후 또다시 잠을 청해야 했다. 빨리 내일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잠을 청했지만 낮에 잠을 많이 자고 잠자리가 바뀌어서 쉽게 잠이 들지 못했다. 그리고 마취가 풀리면서 하반신 쪽의 저림 때문에 선잠을 잔 채로 다음날을 맞았다. 진통은 생각보다 심하지 않았다. 식사 후마다 주신 진통제 효과와 잠들기 전 진통제 등이 통증을 어느 정도 제어해 준 것으로 사료된다.
나 같은 똥꼬환자들이 왜 그리도 많은지 놀라움의 연속이다. 식습관 변화와 컴퓨터 앞에 앉아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현대인의 고질적인 병으로 자리 잡은 듯하다. 젊은 층부터 노인분들까지 연령대도 가리지 않음을 느꼈다. 개인적으로 1박 2일 수술과 입원을 사실 금요일 오후에 하고 싶었지만 대기가 너무 많다 보니 토요일 오전으로 잡았는데 웬만하면 오후 수술이 좀 더 괜찮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 수술은 수술직후 바로 저녁을 먹은 후 잠들 수 있을 거 같다. 수술 다음날 아침 의사 선생님의 검진 이후 퇴원을 앞두고는 습관처럼 아이스아메리카노가 어찌나 당기던지 일어나자마자 근처 편의점에 살짝 가서 아쉬운 데로 캔커피를 샀는데 간호사님이 변의를 느낄 수 있다는 충고에 목만 축이는 정도로 참았다.
퇴원 후 관리가 수술만큼 중요하다. 아프지 말자! 너무 힘들고 귀찮은 생활이 되어 버린다.
이제 3주 정도 시간이 흘렀는데 퇴원 이후 관리가 수술만큼 중요하다. 첫 변은 정말로 두려웠다. 홍혜걸 박사님의 치질 수술 브이로그 유튜브를 통해서 본 대로 그냥 좌욕을 하면서 봤다. 지저분함보다 통증이 더욱 두려웠기 때문에 그 방법을 썼다. 뒤처리가 좀 난감하고 더러움은 그랬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그리고 병원에서 구입한 식이섬유를 아침저녁으로 먹고 변을 본 이후는 반드시 좌욕 또는 휴대용 비데기로 청결을 유지하고 거즈를 항문 안에 끼워 넣었다. 솔직히 너무 귀찮고 힘들고 짜증 난다. 하지만 내 똥꼬야 제발 빨리 아물고 튼튼해져라 하는 맘으로 수고로움을 그냥 감수하며 지내고 있다. 항문의 피는 약 2주간 지속됐다. 정말 기분 나쁜 배변생활이다.
3주 차부터는 좀 덜해졌고 거즈에 진물과 피는 계속되는 거 같다. 앞으로 소중한 내 똥꼬를 지키기 위해 생활습관과 운동 그리고 귀찮더라도 좌욕생활을 충실하게 그리고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치질로 대표되는 항문질환은 죽을 때까지 관리해야 하는 질병이라는 의사 선생님 말씀과 홍혜걸 박사님이 아무리 잘생겨도 아무리 부자여도 건강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다는 말씀이 뼈저리게 느껴졌다. 잊지 않고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도록 노력해야겠다.
대장항문전문병원 대항병원
보건복지부 인증의료기관, 대장암 1등급 병원, 치질/여성치질, 탈장, 담낭, 변비/변실금, 위/대장내시경, 소화기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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